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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유머

휘발유 차에 경유를 혼유했을 때 발생하는 일

by 땡돌이2 2023. 8.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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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두야. 마침내 사고를 치고야 말았다. 지난 포스팅에 밝힌 바 있듯이 현재 트럭으로 납품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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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프로 이직러다. 한 직장에 진득하게 들러붙어 있지를 못 한다. 그동안 거쳐간 직장만 따져도 수두룩하다. 판매, 영업, 생산, 배달, 교육, 미디어, 정비, 서비스 등등 정말 많은 직업을 거쳐갔

gang405.tistory.com

 


 

회사 차 트럭을 경유만 넣기 때문에 매일 경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내 차를 주유하는데 문제가 생겼다. 퇴근하고 아무 생각없이, 늘 일상적으로 셀프 주유소에 도착해서 내 차의 주유구를 열었다. 그리고 셀프 주유기에 경유를 클릭하고 6만원을 입력한 다음에 초록색 주유기를 뽑았다. 왜냐하면 매일 트럭 납품하면서 기계적으로 하던 일이니까.

 

 

그런데 내 차(휘발유차) 주유구에 경유 주유기(녹색 주유기)가 안 들어가는 것이다. 그 때! 내가 지금 혼유를 하려는 사실을 바로 눈치 챘어야 했는데. 퇴근하고 피곤하고 다른 생각할 거리고 있고 매번 경유만 넣고 했던 모든 요인들이 짬뽕이 되어 내 차 휘발유 차에 경유를 주유하기 시작했다. 구멍에 안 들어가길래 주유기 불량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겼다. 구멍 앞에다 주유기 주둥이를 딱 대고 경유를 넣기 시작했다.

 

내가 3리터째 넣고 있을 때, 정신이 퍼뜩 들었다! 와 나 지금 뭐하고있냐. 주유기가 녹색인 것과 내 차량은 휘발유 차인 걸 번갈아 보면서 1분간 벙쪘었다. 와, 살다살다 이런 일도 다 생기는구나. 일단 바로 정신을 차리고 녹색 주유건을 제자리에 꽂아뒀다. 영수증이 나왔는데, 경유 3리터를 혼유한 것이다. 휘발유 차량에 경유를 소량 혼유한 상황이 되었다.

 

내가 알고있는 상식으로는 경유가 밀도가 높고, 휘발유가 밀도가 낮다. 그러니까 휘발유는 밖에 뿌리면 자동적으로 날아간다. 이런 생각을 했다. 만약 그렇다면, 경유는 소량 주유했으니 나머지를 모두 휘발유로 채우면 희석이 되겠구나! 이렇게 판단을 하고, 바로 휘발유를 주유하기 시작했다. 휘발유 주유는 만땅으로 채웠다. 휘발유를 만땅으로 채우니 경유 소량, 휘발유 다량 이렇게 혼유 비율을 뒀다. 

 

그리고 차에 타고 시동을 거는데 문제 없이 걸렸다. 그리고 연료통에 남은 경유를 휘발유와 함께 태우기 위해 약 2시간을 주행했다. 퇴근하고 쉬고 싶었지만 강제 드라이브행 ㅋㅋㅋ. 고속도로도 나가고 고속으로 엑셀레이터를 밟아서 연료를 빠르게 소모했다. 상식적으로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리면, 엔진의 피스톤이 빠르게 움직일 것이고, 엔진의 온도도 높아질 것이고, 자연스럽게 경유가 소모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다. 휘발유를 땅에다 뿌리고 불을 붙이면 불이 잘 붙지만, 경유를 땅에다 뿌리고 불을 붙이면 불이 쉽게 안 붙는데 이걸 보니 경유가 타는데는 온도가 더 높아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시동을 꺼뒀다. 휘발유 차에 경유를 혼유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시동이 걸리지 않는 점이다. 그래서 휴게소에서 시동을 껐다가 다시 켜봤다. 만약 시동이 안 걸리면 휴게소에서 출동 서비스를 부를 생각이었다. 몇 번을 시동 켰다 껐다 반복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렇게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서 집으로 왔다.

 

휘발유 차에 경유를 혼유했는데 자동차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1. 경유 3리터에 휘발유 40리터를 넣었다

휘발유와 경유의 비율상으로, 휘발유가 더 높았다는 점. 만약에 경유만 넣었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시동이 아예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에 걸렸다면, 그것은 아직 연료탱크에 남아있는 휘발유 덕분이지, 경유만 넣었으면 반드시 시동이 걸리지 않고, 걸린다 해도 휘발유가 전부 소모된 시점부터는 엔진이 돌아가지 않는다. 휘발유는 점화 방식이고, 경유는 압축 착화 방식이므로 휘발유 차 엔진에 경유가 압축 착화 될 가능성은 없다. 휘발유와 함께 타서 고온으로 소모된다면 몰라도.

 

2. 고속으로 주행하여 경유와 휘발유를 함께 태웠다.

연료탱크에 휘발유 비율이 많았기 때문에 연료 탱크의 연료 펌프에서 연료를 뽑을 때 휘발유와 경유가 함께 뽑혀서 엔진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엔진 피스톤 폭발할 때 경유와 휘발유를 함께 태우면서, 휘발유가 먼저 점화되어 폭발하고, 그 덕에 엔진이 돌아가고, 고속으로 주행하니 엔진룸이 고온이 되고, 고온이 되니 자연스럽게 경유가 착화될 환경이 조성되었을 것이다. 

 

3. 휘발유 차에 경유를 주유해서 다행이지

경유 차에 휘발유를 혼유했으면 끝났다. 내 자동차가 가솔린 차량인 덕분에 살 수 있었다. 돈 모아서 SUV 사려고 했는데, 돈 좀 모아서 더 좋은 가솔린 차를 사야겠다 ㅋㅋㅋ 목숨 한 번 살았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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