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 매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트레이딩이다. 국내 선물, 해외 선물, 코인 선물 등 선물 거래 3대장을 모두 좋아한다. 그런데 국선이랑 해선은 1계약을 거래할 때 증거금이 필요해서, 돈이 없는 전업투자자인 나로서는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제한적이다. 본계약 거래를 들어가고 싶어도, 기본이 몇 천만원이기 때문에 마이크로 위주로 매매를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코인 선물은 증거금이 필요없다. 주식처럼 그냥 잔고에 얼마가 있든지 그 금액 안에서 얼마든지 살 수 있다. 그래서 요즘에 코인 선물 매매에 푹 빠져 있다.
트레이딩에서 보통 많이 하는 이야기가 '100만원으로 200만원을 만들어 봐야 한다'이다. 즉, 소액으로 시드의 2배를 만드는 경험을 해봐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맨 처음 주식 단타로 트레이딩에 입문했는데, 입문하던 시기에 유튜브의 많은 멘토들이 하나같이 위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100만원으로 200만원을 만들지 못하면, 1000만원으로 해도 2000만원을 만들지 못 한다. 왜냐하면 100만원으로 매매하는 것이 1000만원으로 매매하는 것 보다 쉽기 때문이다'.
코인 선물 매매를 하다가 문득 주식 입문할 때의 이 말이 생각 났다. 그래서 코인 선물 10만원으로 10만원 벌기 첼린지를 도전해 보았다.
코인 선물로 10만원을 20만원으로 만들어보자
우선 트레이딩 계획을 세웠다. 소액의 시드인 만큼 공격적인 트레이딩을 하겠다고 생각했다. 단타로 회전율을 높이려 했기 때문에, 추세 추종전략 보다는 역추세 반등을 위주로 노렸다. 상승 추세일 때 고점에서 매도로 진입했고, 하락 추세일 때 밑꼬리를 잡고 매수로 진입했다. 나의 경우에는 단타 매매를 할 때는 역추세 매매가 오히려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추세매매는 일단 시장에 포지션을 오래 노출해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커진다. 10만원에서 한 번의 손절만 나가도 그대로 프로젝트 종료의 위험이 있는데, 포지션을 오래 잡고있으면 리스크 관리가 안 된다. 그래서 게릴라 부대처럼 빨리 치고 빠지는 전략을 사용했다.
코인 선물 레버리지는 몇 배를 사용할 것인가
앞에서 공격적인 트레이딩을 하겠다고 생각한 만큼, 100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했다. 즉, 10만원이 있으면 최대 1000만원까지 매매가 가능하도록 말이다. 코인 선물은 레버리지를 마음껏 활용할 수 있기때문에 실력만 있으면 시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실제로 몇 백만원을 몇 억으로 불린 트레이더가 존재한다. 내가 실제로 보진 못 했지만, 강남에서 배달 대행을 할 때 내 앞에 신호대기를 하던 람보르기니 운전자가 아마 이러한 트레이더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높은 레버리지를 사용하면 강제청산의 위험도 커지지만, 나는 분할진입을 할 것이고 매번 진입할 때마다 스탑로스를 기계적으로 걸어둘 것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솔직히 프로젝트 시드 금액이 원체 소액이기 때문에 청산 터져도 멘탈에 타격이 1도 없었을 것이다. 투자는 잃어도 되는 돈으로 해야한다는 말이 정말 이해가 된다. 어차피 잃어도 되는 돈이라고 생각하니까 돈을 쫒기보다 수익률을 쫒게 되었다.
코인 선물 상품은 무엇을 거래할 것인가
나는 소액으로 트레이딩할 때는 주로 밈코인(PEPE, SIMSON, DOGE 등등)으로 매매를 한다. 밈코인이 무빙이 시원하기 때문에 수익률이 정말 좋다. 물론 강제청산 당할 확률도 그만큼 높지만. 그 다음엔 알트코인(XRP, APT, SOL 등)을 매매한다. 밈코인보다는 무빙이 덜 하지만 그래도 비트보다는 변동성이 높다. 한번은 APT 코인을 교차 50배 레버리지로 매매했었는데, 1분만에 지갑에 있는 모든 돈이 다 날아간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진짜 황당해서 말도 안 나왔다.
코인은 오로지 비트코인 위주로 매매를 할 계획을 세웠고, 알트코인에서 큰 시세가 나온다면 알트도 매매할 생각이었다. 물론 레버리지 100배이기 때문에 비트코인만 매매해도 충분히 수익이 나왔다.
10만원으로 10만원 만들기 프로젝트 시작
프로젝트 시작일은 2023년 07월 11일 화요일이고, 종료일은 2023년 07월 15일 일요일이다. 10만원을 이체했는데, 김프랑 이체 수수료로 인해 $75.2841이 되었다. 매매 시간은 퇴근하고 잠자기 전까지 짬짬이 했다. 18시에 퇴근해서 집에와서 씻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실제로는 매일 19시부터 매매했다고 보면 된다. 회사에서 일할 때 몇 번 핸드폰으로 매매를 했던 적이 있었는데, 차트를 계속 볼 수가 없다보니까 대응이 안 됐다. 진입하고 그냥 TP랑 SL을 걸어뒀으면 몰라도, 그냥 포지션만 들고있다가 몇 번 대참사가 났었다.
07월 11일에는 4번의 거래로 2달러를 벌었다. 수익률은 2.39%가 나왔는데, 이 때 든 생각은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길어질 것 같다. 적어도 한 달은 걸리지 않을까?'였다. 75달러로 75달러를 벌어야 수익률 100%가 되는데, 하루에 2달러씩 번다면 적어도 30일은 넘게 걸리기 때문이다. 매매 복기를 하면서 '지금까지처럼 하루 목표 수익을 달성하고 매매를 종료하는 건 이번 프로젝트에는 맞지 않는 전략이다'라고 판단했다. 다음 날 부터는 매매할 자리가 오면 졸릴 때까지 매매를 하다가 잤다.
07월 12일에는 6번의 거래로 8달러를 벌었다. 11일과 12일 약 2일간 10번의 매매를 해서 10달러를 벌었으니, 한 번의 매매당 1달러씩 번 셈이다.
07월 13일에는 9번의 거래로 6달러를 벌었다. 엑셀에는 수익이 6달러로 적혀있는데, 위의 사진에는 수익이 62달러가 되어있다. 그 이유는 내가 수기로 작성한 엑셀 매매일지와 코인 거래소 스크린샷에 찍힌 수익의 정산시간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나는 엑셀 매매일지를 쓸 때 정산시간은 새벽 00시 00분을 기준으로 잡았다. 그래서 같은 07월 13일인데 수익이 다르다.
07월 14일에는 17번의 매매로 52달러를 벌었다. 이 날은 특히 매매를 많이 했는데, 뉴스에서도 나왔던 것처럼 코인계에 큰 이벤트가 터진 날이다. 리플이 소송에서 승리한 것이다. 리플이 증권인가라는 소송에서 '증권이 아니다'로 판결이 난 덕분에 비트코인, 알트코인 할 것 없이 떡상한 날이다. 17번의 매매를 하면서 오름 롱, 내림숏, 오름 숏, 내림롱 전부 진입 청산해봤다. 역시 큰 수익은 시장이 허락해야 하는 것이구나 깨달았다. 내가 아무리 레버리지 100배로 포지션 잡아도 시장이 움직이지 않으면 말짱 소용없다. 그래서 변동성이 있을 때 집중적으로 매매하고 나머지 시간은 쓸데없이 차트를 보고있지 말고 내 생활을 해야겠다 생각했다.
07월 15일에는 10번의 거래로 7달러를 벌었다. 토요일이라 움직임이 거의 없었다. 비트코인 시가에만 진입했다. 토요일에는 추세가 안 나오고 거의 시가 부근에서 놀기 때문에 시가에 진입해서 짧게 짤짤이 수익을 냈다. 사실상 프로젝트는 어제 거의 성공했기 때문에 토요일에는 매매를 할 필요가 없었다.
07월 16일에는 1번의 거래로 -0.06달러를 잃었다. 일별 손익으로 처음 마이너스가 난 날이 하필 마지막 날이다. 왜 마이너스가 났냐면 0.5달러만 벌고 150달러의 끝자리만 맞추려고 하다가 짧게 익절했는데, 수수료를 생각하지 않았다. 수익은 익절인데 수수료가 빠지니까 실제로 -0.06달러 손실이 난 셈이다. 여기서 매매를 완료하고 75달러로 75달러를 버는 프로젝트를 종료했다. 그리고 수익금 $75는 바로 출금을 했다. 다음에는 100만원으로 100만원 만들기 프로젝트를 포스팅 해보려고 한다. $750으로 $1500 만드는 프로젝트다. 그리고 10만원으로 100만원 만들기 프로젝트까지 하고 난 다음에는, 초기 시드를 줄여서 1만원으로 100만원 만들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아직도 트레이더로서 내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진입한 방향이 틀렸으면 빠르게 인정하고 손절을 해야하는데, 자꾸 시장이랑 싸우려고 했다. 연승을 하다보면 연승이 깨지는 게 싫어서 손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게 되었다. 처음에는 손실을 짧게 끊었는데, 수익 행진이 계속되니 손실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연승을 하다보니 오만해졌고, 연승이 깨지면 마치 실패자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매매에 감정을 버리고 기계적으로 해야한다는 말을 이번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천지는 어질지 않고, 만물을 풀강아지로 여길 뿐이다'. 결국 시장이란 매수와 매도 세력의 싸움의 결과로 만들어진 합의된 가격의 흐름이다. 시장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이치에 따라 움직일 뿐, 나같은 일개 트레이더의 사정은 절대 봐주지 않는다. 시장의 움직임이 나왔다면 차트에서 보여지는 추세를 그대로 받아들여야한다. 물론, 내가 역추세 매매를 한다고 하더라도 시장에서 보여지는 추세를 그대로 바라봐야 하는데, 내가 시장을 보는 눈이 추세를 역추세로 보고있고 역추세를 추세로 보고있으니 매번 시장과 싸우게 되었다. 그래서 결론은...
시장에 순응하자. 시장과 싸우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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