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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와 유머

팔꿈치 엘보우 통증 극복 후기(Feat.운동이 보약)

by 땡돌이2 2021.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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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에 노가다를 시작했다. 인디드에서 구한 일자리인데, 무슨 노가다인고 하니...

파란 수레에 무거운 플라스틱 수지 포대를 싣고 공장 여기저기에 날라주는 일이었다.

한마디로 노가다 물류일이다.

이 일을 하기 전까지만 해도, 팔꿈치 엘보우라는 단어가 존재한다는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걸 설마 내가 겪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노가다 손수레

 

사진과 같은 파란 수레에 플라스틱 수지를 싣는다. 플라스틱 수지 1포대가 20kg인데 요령이 생기니 5포대씩 수레에 올려서 옮겼다. 일반 평지만 있었다면 팔꿈치에 그렇게 무리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공교롭게도 오르막에서부터 작업이 시작되는게 문제였다. 공장 위쪽 하차장에 물류차가 도착하면, 물류차에서 지게차로 파레트채 물건을 내려준다. 나는 까대기해서 물건을 수레에 싣고 아래쪽 공장으로 내려와야 했다. 그리고 이 작업을 밥먹고 휴식하는 시간 빼고 계속 반복했다 ㅋㅋㅋ

 

팔꿈치 엘보우 통증이 시작된 가장 큰 이유는...

무거운 수레가 내리막에서 저절로 내려가지 않도록 계속 힘을 주고 버티면서 천천히 내려가야 했는데, 이렇게 하다가 팔꿈치가 많이 상했다. 일을 할 때는 체온이 올라가고, 젊은 패기로 그다지 아픈 느낌은 없었다. 근데 이게 점점 하루이틀 통증이 누적되면서 뭔가 심상찮은 느낌이 들었다.

 

12월에 노가다 계약 기간이 끝나고, 집에서 쉬는동안 오른쪽 팔꿈치가 너무 아팠다.

얼마나 아팠냐면 오른손으로 물병 하나 드는데도 힘들었다.

팔꿈치 엘보우 통증이 어떤 느낌인고 하니... 뾰족한 바늘로 팔꿈치 근육을 콕콕콕 쑤시는 것처럼 아프다.

끊어질 것처럼 아프거나 뜨겁게 아픈게 아니라 바늘로 찌르는 듯한, 전기가 찌릿찌릿 오는 아픔이다.

 

아는 형에게 팔꿈치 엘보우 통증이 있다고 얘기를 하니 

'야야 빨리 병원가봐, 그거 만성통증됨' 라며 병원에 갈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난 안갔지ㅋㅋㅋㅋ 

인간의 자연회복 능력을 항상 믿어왔고, 걍 평소처럼 그냥 집에서 잘먹고 잘 쉬었다.

 

오른손으로 물건을 들기 힘드니까 자연히 왼손잡이가 되었다.

'이 기회 아니면 언제 왼손을 주로 써보겠어?'

이렇게 태평한 생각으로 왼손을 주로 쓰다보니 오른쪽 팔꿈치 엘보가 그닥 아픈 것 같지 않았다.

오른팔을 안 쓰다보니 통증 느낄 일도 점점 줄어들었고, 올해 3월부터는 오른쪽 팔꿈치 통증이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가끔씩 오른손으로 볼펜을 잡거나 물병을 집어도 예전처럼 쑤시지 않았다.

 

'팔 이제 괜찮네. 다 나았나보다. 일이나 해야겠다' 

 

음료수 회사 물류직에 알바로 지원해서 면접을 봤다.

이력서를 건네고 채용 담당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저희는 포장된 음료수 캔을 차로 상차하는 일을 합니다. 하실 수 있겠어요?'

팔꿈치 엘보우 이력이 있었지만 당장 아프지도 않으니까 가능하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말했다.

'시험삼아서 캔 박스를 좀 들어봐도 될까요?'

 

담당자와 나는 사무실을 나와서 수북히 쌓인 캔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이거 한번 들어보세요'

비락식혜 한 박스였다.

 

 

일할 때 물건을 드는 요령은 잘 알고있었다.

팔힘이 아니라 최대한 몸과 물건을 가까이 붙여야 편하게 들 수 있다.

 

식혜 음료수 박스를 드는데 오른쪽 팔꿈치 엘보우 통증이 재발했다.

그간 잊고 살았던 찌릿한 통증이 하필 지금 나타난 것이다.

그 때 알았다.

그동안 엘보우가 나은게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들 일이 없어서 단지 몰랐을 뿐이었다 ㅋㅋㅋ 

 

'아 이거 안되겠는데요.'

'못하겠어요?'

'제가 전에 일하다가 팔꿈치 엘보우가 왔는데, 다 나은 줄 알았더니 지금 또 아프기 시작해요'

 

그렇게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다.

무거운 것만 들면 팔꿈치가 다시 쑤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젠 자연회복에만 기댈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면 헬스로 극복하자!'

 

그리고 지금도 팔꿈치 엘보우를 헬스로 극복중이다 ㅋㅋㅋ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때 가벼운 무게로 반복 수를 많이 했다.

처음에는 당연히 팔꿈치가 콕콕 쑤시며 통증이 왔지만, 걍 무시하고 근력운동을 했다.

4kg 아령을 드는 것도 쑤셨는데 지금은 12kg 아령을 들어도 괜찮다.

결과적으로 헬스장에서 재활을 혼자 한 셈이다.

잘 치료가 되어서 다행이지만ㅋㅋㅋ

 

내가 겪은 팔꿈치 엘보우 통증은 유식한 말로 하면 '외상과염'이라고 한다.

팔꿈치 엘보우 통증은 내상과염 or 외상과염으로 나뉘는데

팔꿈치 안쪽은 내상, 바깥쪽은 외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나는 팔꿈치 바깥쪽이 아팠기 때문이다. 

 

사진을 보면 팔꿈치 엘보우 통증의 원인은 힘줄이 저모양이 되면서 생기는 아픔이다.

팔꿈치 힘줄이 부분부분 게맛살처럼 손상된 것을 볼 수 있다.

 

내가 수레에 무거운 물건을 싣고 일했던 당시, 근육으로 수레의 무게를 들었던 게 아니라 힘줄로 들었기에 저렇게 상했던 것이다. 1~2시간 단기로 일한다면 근육을 사용해서 무게를 드는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본 8시간 일을 하게 되면 근육보다는 건, 인대의 사용 비율이 월등히 높아진다. 몸 쓰는 일을 오래하면 몸이 상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건, 인대가 나간다.

 

힘줄의 파워는 근육의 파워보다 훨씬 강력하다.

근육이 지쳤어도 장시간의 육체 노동을 가능하게 해준다.

마른 체형임에도 불구하고 파워리프팅을 잘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힘줄(건) 파워가 강한 덕분이다.

 

그래서 내가 헬스로 극복을 하려했던 이유는 '힘줄이 약하면 주변 근육으로 보호하자!'

단순히 이 이유였다.

그리고 이 생각은 다행히도 잘 들어맞았다.

 

오늘 아침에 헬스장에서 찍은 사진이다.

덤벨 12kg로 덤벨컬을 해도 아픔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기쁜 마음에 기념컷으로 찍었다.

엘보우 통증이 사라져서 정말 기쁘다.

 

지속적인 통증의 마수에서 벗어나게 된 기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깨소금 맛이다 ㅋㅋㅋ

앞으로도 팔꿈치 엘보우 통증을 헬스로 극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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